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꿈이자라는뜰은 지난 해에 이어 올 해도 동네 이웃들과 함께 볼 영화 한편을 준비했어요. 영화 <채비>는 언젠간 헤어질 이 세상의 모든 엄마와 아들, 딸에게 바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장애인의 날 하루 앞선 19일 금요일 저녁 7시에 홍동중학교 해누리관에서 만나요!
+ 12세 미만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영화를 따로 준비하겠습니다. 해누리관 북까페에서 상영할 예정이고요, 영화를 보면서 혼자 있을 수 있는 아이들이라면 함께 오셔도 좋습니다. 어린이 영화를 상영하는 동안 꿈뜰 일꾼이 북까페에 함께 있겠습니다.
+ 아주 어린 아이들을 안고 영화관에 입장하시는 것도 가능합니다.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것이니만큼, 서로를 배려하면서 함께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 <채비> 영화는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로 준비했습니다.
+ 홍동중학교 해누리관은 감사하게도 경사로와 장애인 화장실이 준비되어있습니다.
+ 영화가 끝나고 북까페에서 30분 찻집이 열립니다. 영화를 보시고 이야기를 좀 더 나누고 싶은 분들을 환영합니다.
+ 꿈이자라는뜰을 후원해주신 분들의 도움에 힘입어 무료상영합니다.
+ 문의: 꿈이자라는뜰 일꾼들(보루 최문철, 노래 임이담, 비빔 신나영, 앙꼬 유미숙)
+ 영화 소개 30년 전통의 프로 잔소리꾼 vs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특별한 모자가 그려낸 분주한 이별 준비
일곱살 같은 서른살 아들 인규를 24시간 특별 케어(?) 하느라 어느 새 30년 프로 잔소리꾼이 된 엄마 애순 씨는 앞으로 아들과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떠난 후 남겨질 아들을 생각하니 또다시 걱정만 한 가득인 애순 씨는 세상과 어울리며 홀로 살아갈 인규를 위한 그녀만의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작성하고, 잠시 소원했던 첫째 딸 문경과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빈칸을 하나씩 채워나가기 시작하는데...
봄맞이큰장 모종장에는 현재까지 꿈이자라는뜰, 풀무전공부, 풀무고등부, 풀무농장, 오홍섭, 장은경, 씨앗도서관, 이을숙, 백동마을, 금창영, 행복농장이 참가할 예정이고요, 당일 판매할 모종목록을 아래와 같이 공유합니다. 살아있는 식물이다보니 품목엔 다소 변화가 있을 수 있어요~
올해도 지난 해에 이어 두번째 총회를 엽니다. 지난 한 해동안 꿈뜰이 우리 마을에서 어떤 도움을 주고 받으며 지냈는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가까운 이웃들의 얼굴을 보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고, 꿈뜰에 대한 다양한 기대들을 챙겨듣고 싶습니다. 꿈이자라는뜰이 발견한 소중한 질문과 부탁들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꿈뜰과 함께하는 일꾼, 특수교사, 부모, 장애 학생과 청년은 물론이고, 꿈뜰에 관심 있는 마을 이웃들과 후원자분들에게 열린 자리입니다. 주변의 관심 있는 이웃들을 초대해서 같이 오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오셔서 꿈뜰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또 나눠주세요~
이야기 순서
1. 총회를 여는 말
2. 2018년 한해 돌아보기
함께 한 사람들, 도움을 주신 분들, 재정보고
3. 꿈뜰의 질문과 부탁 나누기
자신과 주변을 살피고 있나요? (어려운 일이 생기면) 멈추자고 이야기할 수 있나요?
일과 사람, 결과와 과정을 모두 소중하게 여기고,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계속 하고 있나요?
모두의 욕구를 소중히 여기고, 함께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장애를 가진 동료를 느낌과 욕구를 가지고 있는 존재로 만나고 있나요?
살핌과 보살핌을 위해, 일부러 정리하고 기록하는 시간을 가집시다.
4. 2019년의 변화와 방향
5. 꿈뜰에 말하다
만족스러움과 아쉬움
바라는 바와 기여하고픈 일들을 이야기해주세요.
6. 이야기 마무리(체크아웃)
+ 다과와 작은 선물을 준비해놓겠습니다. 나눠먹을 음식을 가지고 오셔도 좋습니다(꿈뜰 일꾼들에게 미리 알려주시면 더 좋습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2009년 가을에 꿈이자라는뜰을 시작했으니, 올 해 가을이 오면 만 10년이 채워지는 해입니다. 그동안 꿈이자라는뜰을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신 분들과 따로 시간을 내서 일손나눔으로 도와주신 분들, 재정후원과 물품지원으로 살림살이를 도와주신 분들, 꿈뜰의 꽃채소모종과 허브 제품을 사주신 모든 이웃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꿈뜰은 지난 한 해 동안 자립상품을 팔아 59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5개의 텃밭수업과 손님맞이와 외부 강의를 진행하면서 1,430만원을 마련하고, 꾸준히 도와주시는 여러 이웃들로부터 1,850만원의 재정후원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2018년 한 해를 잘 지냈습니다.
꿈이자라는뜰은 지난 2018년 한 해를 이렇게 살았습니다.
꿈이자라는뜰 교육농장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초중고등학교 발달장애청소년 20명과 마을교사와 특수교사 10명이 매주 만나 텃밭농사와 기록농사를 함께 지었습니다. 교사들은 두어달에 한 번씩 만나 교육활동과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해를 시작하고 마감할 때, 학부모님들과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활동을 돌아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꿈이자라는뜰 돌봄농장에서는 꽃과 채소 모종을 재배하여 마을장터에서 판매하고, 허브차와 허브솔트, 땀수건을 만들어 풀무학교생협을 통해 판매하였습니다. 2017년에 함께 일했던 달팽은 군복무를 위해 꿈뜰을 떠났고, 보루는 11월부터 꿈뜰과 의료생협을 오가며 두가지 일을 겸하기 시작했고, 10월말에는 하늘공동체에 사는 팽팽이 농장 일꾼으로 합류하였습니다. 새롭게 임대한 터전에 틀두둑을 설치해서 농작물과 허브를 가꾸기 시작했고, 퍼머컬쳐 디자인과 유니버설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생태적인, 아름다운, 안전한, 효율적인 농장 + 장애인과 남녀노소가 모두 접근하기 쉬운 농장을 하나씩 조금씩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채식요리사 앙꼬와 농장 일꾼들은 텃밭에서 나는 것들로 꾸준히 밥상을 마련하여 나누어 먹었습니다.
꿈뜰이 생기고 처음으로 연 총회에서 2017년 활동과 살림살이를 이야기하고, 함께 해결하고 싶은 과제인 땅과 재정,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장애인의 날에는 생각 많은 둘째언니와 흥 많은 막내 동생의 시설 밖 생존일기 <어른이 되면>을 마을 이웃들과 함께 보았습니다. ‘농장에서 뭐라도 해보자’ 는 생각에 다큐멘터리 ‘칭찬의 역효과’ 야외 상영, ‘하지를 기념하도록 하지’, ‘채식모임’을 시작했습니다. 가을에는 홍동초중 친구들과 캠핑데이를 열어 농장에서 1박2일동안 함께 지지고 볶으며 살갑게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0월에는 <모두의 정원>을 주제로 꿈뜰과 연결된 친구들이 한데 모여 새로운 농장에서의 첫 허브데이를 즐겼습니다.
사회적농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꿈이자라는뜰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타지에 나가 장애와 농업, 장애와 마을에 대한 이야기, 텃밭농사와 기록농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왔습니다. 꿈뜰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비장애학생들을 위한 “마을정원과 나” 수업을 햇살배움터와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2019년에도 꿈이자라는뜰은 계속 자라납니다.
매년 해오던 것처럼 꿈이자라는뜰은 우리 마을 발달장애청소년들과 함께 열심히 공부하고, 신나게 놀고, 재미있게 농사짓는 텃밭교실을 지속합니다. 아울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고 일하는 돌봄농장도 계속 운영합니다. 대표일꾼 보루가 의료생협과 겸직하면서 생기는 빈자리는 동료들이 배우고 적응해가면서 채워가려고 합니다. 올 해는 꿈뜰 일꾼들이 저마다의 주제를 정해서 “뭐라도 계속 해보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연말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발표회”를 열 계획입니다. 농장도 점점 자리를 잡아갑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꿈이 더불어 자라는 마을을 고마운 이웃들과 함께 새 해에도 계속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지난 해 부터 시작한 마음속 질문을 가다듬는 일을 이어갑니다.
어렵고 바쁜 시간들을 보내는 와중에도 자신을 잃지 않도록 붙잡아주고, 꿈뜰이 꿈뜰다울 수 있도록 되새겨 줄 질문과 부탁들을 동료들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나눈 이야기를 마을 이웃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자신과 주변을 살피고 있나요? 어려운 일이 생기면 멈추자고 이야기할 수 있나요?
일과 사람, 결과와 과정을 모두 소중하게 여기고,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계속 하고 있나요?
지난 한 해동안 꿈뜰이 우리 마을에서 어떤 도움을 주고 받으며 지냈는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가까운 이웃들의 얼굴을 보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고, 꿈뜰에 대한 다양한 기대들을 챙겨듣고 싶습니다. 꿈이자라는뜰이 발견한 소중한 질문과 부탁들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꿈뜰과 함께하는 일꾼, 특수교사, 부모, 장애 학생과 청년은 물론이고, 꿈뜰에 관심 있는 마을 이웃들과 후원자분들에게 열린 자리입니다. 주변의 관심 있는 이웃들을 초대해서 같이 오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오셔서 꿈뜰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또 나눠주세요~
+ 다과와 작은 선물을 준비해놓겠습니다. 나눠먹을 음식을 가지고 오셔도 좋습니다(꿈뜰 일꾼들에게 미리 알려주시면 더욱 좋습니다)
2017년 6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꿈이자라는뜰 농장의 변화를 기록하고 공유합니다. 팔괘리에서 운월리로 농장을 옮기고, 돌봄농장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지요. 저희와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농장을 만들어가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상업적인 이용이나, 초상권을 해치는 사용은 원하지 않습니다.)
꿈뜰이 돌봄농장을 만들어가는 원칙은 두가지입니다. 1. 생태적인, 아름다운, 안전한, 효율적인 농장 2.남녀노소 + 장애인이 접근하기 쉬운 농장. 이런 농장의 모습은 다름아닌, 퍼머컬쳐 디자인과 유니버설 디자인이 잘 적용된 농장의 모습이겠지요. 앞으로도 끊임없이 농장을 새롭게 구상하고, 직접 만들고 보완하는 과정이 계속 이어질텐데요, 이 실험이 계속될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질문과 조언도 환영합니다.
사진이 매우 많습니다. 기본적으론 날짜순으로 사진을 배열하였지만, 이해를 돕기위해 다소 순서를 조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왼쪽부터 허브정원, 텃밭교실, 부엌정원, 꽃밭이 새롭게 만들어졌고, 부엌데크 오른쪽으로 생태화장실을, 왼쪽으로 휠체어 경사로와 파고라를 설치한 모습입니다.
부엌데크 차광망을 치우고 비가림 천장을 올렸습니다. 사진엔 안나왔지만 왼쪽 허브정원에 오서산이 보이는 방향으로 그네를 설치했습니다. 사무실에 그늘을 지우려고 올린 까치콩(흑편두)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아, 이날은 꿈이자라는뜰 허브데이 <모두의 정원>이 열린 날이었지요.
이제, 자세한 모습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사진의 양이 매우 많습니다.
꿈뜰이 들어오기전, 전공부 밀밭.
사무실 앉힐 자리에서 서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컨테이너가 들어왔습니다.
흥덕고 친구들이 농사실습을 왔다가, 임시 창고로 쓸 텐트를 만들어주었습니다.
꿈뜰 농장을 본격적으로 만들기전에 퍼머컬쳐 디자인 워크숍 시간을 가졌습니다. 농장의 입출력 분석을 한 그림이구요,
다양한 꿈이자라는뜰 농장 퍼머컬쳐 설계도
다양한 꿈이자라는뜰 농장 퍼머컬쳐 설계도
아직 아무 것도 없는 풀밭에서 1박2일 캠핑을 했습니다. 야외에서 모닥불을 피고, 영화를 보고, 텐트에서 자고, 함께 음식을 만들어먹고, 밧줄놀이도 했지요. 주변에 인적이 드물어서 우리만의 시간을 가지기에 더 없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밀을 뿌렸습니다.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 싶었고, 멀칭재료도 얻고 싶었습니다. 물론 밀도 필요했지요.
바람이 심하게 불던 날. 임시 창고로 쓰던 천막이 휘리릭 날아가버렸습니다.
데크를 앉히고 있습니다. 농장이 전체적으로 경사져있어서, 반듯한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동네목수이웃들(희범, 동욱, 일용, 준형 형님)이 도와주셨습니다.
팔괘리 농장에서 한 해 쓰임이 다 끝난 비닐하우스를 해체중입니다. 새터전으로 옮겨다 쓸 예정이라 조심스럽게 해체했습니다.
사람 손이 무섭습니다.
비닐하우스의 해체, 이동, 조립은 동네이웃 준호선배가 도와주었습니다. 평촌요구르트 준수씨네서 빌려온 트레일러에 커다란 하우스파이프를 싣고 옮기는 일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우스를 다시 짓고 있습니다. 땅이 평평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요. 남북으로 경사진 땅에, 남북으로 길게 하우스를 지었습니다.
하우스를 옮기고 다시 짓는 동안 행복나누기 관수형님이 점심을 대접해주셨습니다. 날라다주시기까지^^
날도 춥고 쉽지가 않네요. 그리고 표정도 나쁘진 않네요. @@
드디어 완성. 얼마나 좋았던지요... 속으로 조금 많이 울었습니다.
바람에 날아간 천막보다 조금 더 세련된 모양의 천막을 마련해서 임시창고로 사용했습니다. 바람을 타지 않도록 단단히 붙들어맸습니다.
데크에도 오일스테인을 발랐습니다. 그 위로 임시창고용 텐트를 올려서 겨울동안 짐을 보관했습니다.
이른 봄에 가장 먼저 한 일은 농장 둘레로 똘을 친 것입니다. 미리 물길을 내놓기를 정말 잘했습니다. 두고두고 뿌듯한 일입니다.
이번 비닐하우스는 모종농사로 1/2, 온실작물로 1/4, 겨울 수업용으로 1/4을 쓰려고 합니다. 모종농사용 온상은 스티로폼 바닥, 이중활대와 비닐, 난방필름을 사용했고, 경사진 바닥을 이용해서 남은 물을 아래쪽으로 모아서 재활용했습니다.
사무실에 전기를 연결하고, 사무실에서 데크로, 다시 비닐하우스로 전기를 연결했습니다. 전선은 주름관에 넣고 흙을 파서 묻었습니다.
데크 뒤쪽(북쪽)으로 틀을 걸고, 부엌 컨테이너를 얹기위해 공사중입니다.
데크 연장선에 부엌을 얹고, 창고용 텐트를 옮긴 모습입니다. 밀이 초록색으로 올라온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땅이 녹기를 기다렸다가, 이전 농장에서 남은 시설들을 옮겨왔습니다. 대문틀, 파고라, 닭장을 옮겨왔습니다. 막막하고 어려운 일들을 갓골목공실 방샘과 채근이 넉넉하게 도와주었습니다.
팔괘리 큰 닭장을 해체하면서, 닭과 토끼들을 위해 새로 집을 지어주었습니다. 작은 정자에 철망을 쳐서 서둘러 만들었습니다.
보온덮개와 비닐로 덮어둔 온상에서 로즈마리는 살아남지 못했고, 레몬버베나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로즈마리는 아마도 햇빛을 보지 못해서 죽은 것 같습니다. 겨울을 버틴 허브들을 전공부 선생님과 후배들의 도움을 받아 새농장으로 옮겨왔습니다.
블루베리와 레몬버베나를 옮겨심었습니다. 레몬버베나와 로즈마리는 이번 겨울에는 좀 더 보완한 노지온상에서 나게 할 작정입니다.
남동쪽에서 불어온 심한 봄바람에 농장이 타격을 좀 입었습니다. 새농장에 옮겨오면서 사용하지 않고 있던 화장실이 넘어가고 임시로 사용하던 세칸짜리 화장실도 넘어갔지만,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새 농장에는 곡선이 많은(가장자리가 많은) 꽃밭을 따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지난 겨울을 온실에서 난 팜파스그라스를 가운데 심어주었습니다.
수선화, 튤립, 상사화 등 예전 농장에서 캐온 구근류를 심었습니다.
수업용 텃밭을 만들고 있습니다. 줄을 띄우고, 탈곡을 한 수숫대를 이용해서 틀두둑 가장자리를 표시했습니다.
조금씩 통로의 모양이 드러납니다. 휠체어를 고려해서 넒은 통로는 1m, 좁은 통로는 70cm간격을 두었습니다.
남쪽을 바라보고 농장 가장 왼쪽으로 블루베리를 심고, 그 옆으로 허브정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예전 농장에서 뜯어온 틀두둑중에 쓸만한 것들을 재활용했습니다.
감자와 완두콩 싹이 올라왔습니다. 완두콩 지주대는 나무가지를 이용해서 올렸습니다. 그 옆으로 꽃밭사이 두둑에는 옛 농장에서 옮겨온 아스파라거스를 심었습니다. 걱정이 되었는데, 다시 잘 살아났습니다.
행복농장에서 가져온 봄여름꽃을 옮겨심었습니다. 아직 풀도 없고 꽃도 없고 많이 휑합니다.
재활용한 틀두둑을 앉힌 허브정원에 이전 농장에서 캐온 허브들을 옮겨심고 있습니다. 틀두둑의 좋은 점 중에 하나는 손으로 단단한 틀을 집고 일하거나, 휠체어가 지나다닐 수 있는 반듯한 통로에서 널찍하게 돗자리를 깔고 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꿈뜰에서 파는 꽃모종들을 꽃밭에 옮겨심었습니다. 이젠 제법 울긋불긋합니다.
양쪽 온상을 바깥으로, 그 안쪽에 좁고 기다란 틀두둑을 만들고, 토마토, 바질, 고추와 같은 온실에 심으면 좋은 작물을 심었습니다. 늦가을에서 초겨울까지 수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남쪽을 바라보고 부엌데크 오른쪽으로 데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높이 뜬 데크를 이용한 생태화장실을 얹었습니다. 이번에도 동네 이웃 목수들이 도와주셨습니다. 희범, 동욱, 일용, 준형형님 고맙습니다~
이번 학기엔 휠체어를 타는 친구들이 두명이나 있습니다. 부엌, 데크,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경사로를 만들었습니다.
새로 확장한 데크에, 임시로 사용하던 생태화장실을 얹고, 지붕도 얹었습니다. 이제야 제대로 된 화장실이 생겼네요.
고마운 사람들!
감자밭 옆으로 땅콩을 심고, 위쪽에는 열쇠고리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설계도를 따라 나무 틀두둑을 얹고 있습니다. 지난번 농장에선 나무틀에 오일스테인을 발라 수명을 늘렸습니다만, 이번에는 B급 생구조목을 이용해서 비용과 시간을 많이 줄였습니다. 어느 것이 더 이로운지 시간을 들여 살펴보고 싶습니다.
올 해는 비가 적게 오네요. 집에 가는 길에 땅콩밭에 물을 주고 가는 동네아이들입니다.
작은 틀은 초등학생을 위한 텃밭입니다.
경사가 생각보다 심합니다. 남쪽, 서쪽으론 벽돌을 넣어 수평을 맞췄습니다.
높은 틀두둑을 만들기위해 재활용 통나무를 자르고 있습니다. 통나무를 손질하는 일은 동네이웃 목수 준형형님이 도와주셨습니다.
통나무가 이미 많이 상해있어서 얼마나 더 오래 틀두둑을 사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수명을 다한다 해도 쓰레기가 되지 않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꽃밭이 모습을 많이 갖추었습니다. 대신 풀도 나기 시작했지요. 농장 일꾼들과 함께 김매는 중.
데크 위에 앉아서, 엎드려서 수업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데크 만들기를 잘했습니다. 햇볕이 강해서 임시로 데크옆에 기둥을 세우고, 차광망을 쳤습니다.
휠체어 높이에 맞춰 특두둑을 조금 더 높여도 좋겠지만, 앞으로 작물이 자라는 것을 생각하면 마냥 높일 수 만도 없습니다.
부엌이랑 가까운 틀두둑에는 식재료로 자주 쓰는 작물들을 심고 있습니다. 나무 틀두둑 아래에 보이는 틀두둑은 재활용 빠레트를 이용한 틀두둑입니다.
동료들이 고구마 두둑을 만들고 있습니다. 차광망은 바람이 심하게 불라치면 얼른 접어 놓습니다. 밀 이삭이 올라왔습니다. 틀두둑도 모두 자리를 잡고, 작물들도 거의 다 심었습니다. 내년이 되면 좀 더 여유가 생기겠지요?
허브정원에도 마저 틀두둑을 앉히고, 허브를 채웠습니다. 멀리서, 가까이서 일손을 도와주러 온 이웃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요렇게 완성. 여기도 경사진 밭이라 벽돌을 이용해서 단차를 만들었습니다.
텃밭교실중에선 고등부가 마지막으로 텃밭을 채웠습니다. 식물을 옮겨 심기전에 간격과 성질을 살펴서 텃밭위에 식물들을 포트째로 올려놓습니다. 적당하게 자리를 잡으면 그때서야 하나씩 제대로 심어줍니다.
밀 이삭이 굵어질즈음,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아래쪽에서 (북동쪽을 향해) 올려다 본 농장 풍경.
땅콩밭 김을 매고, 쌈채소를 심어놓은 열쇠고리 텃밭도 김을 맵니다.
틀두둑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멀칭 재료들 흘러내리지 않게 붙잡아주는 것입니다. 가까운 단풍나무숲에서 가져온 낙엽으로 멀칭을 했습니다. 유기물 멀칭을 하면 습기를 잡아주고, 햇빛을 막아주어서 미생물이 살기 좋습니다. 흙의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양분)에 모두 이롭게 하지요.
밀이 익어갑니다.
대나무를 해와서 토마토 지주를 올렸습니다. 알루미늄 지주대보다 손이 많이 가지만, 보기에 훨씬 좋습니다.
해마다 농장을 찾아오는 청계자유학교 친구들과 파고라를 다시 올렸습니다. 재활용 파고라이지만 아직 쓸만합니다.
파고라와 함께 도로 가장자리에 펜스도 만들었습니다. 이전 농장에서부터 사용하던 재활용 빠레트를 세워서 만들었습니다.
파고라를 세우면서 간판 달 자리가 생겼습니다. 부서지고 떨어진 부분을 손보고 다시 간판을 달았습니다.
꽃밭의 모습이 그럴 듯합니다.
꿈뜰 밀밭에 홍동초등학교 3학년 친구들이 놀러왔습니다. 밀밭도, 아이들도 모두 아름답습니다.
텃밭수업이 한창입니다.
벌이 좋아하는 꽃(혼합 씨앗으로 파종한 모둠)입니다
나비가 좋아하는 꽃(혼합 씨앗으로 파종한 모둠)입니다.
이제 농장 텃밭에 빈자리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지는 햇볕이 좋습니다.
멀칭을 한 이후로 작물들이 자리를 잘 잡아갑니다.
남은 꽃모종을 이용해서 꽃밭을 더 만들고 있습니다.
꿈뜰 농장엔 아직 샘이 없습니다. 작물들은 그동안 빗물을 받아서 키워왔는데, 부엌을 사용하려니 더 깨끗한 물이 필요했습니다. 멀리 서 상수도 물을 (임시지만) 끌어오기로 하고, 콘크리트 포장길을 조금 걷어내고, 차에 밟히지 않도록 호스를 묻었습니다. 갓골목공실 방샘과 채근이 도와주었습니다. 그동안 물없이 어떻게 살았나 몰라요 ㅜㅜ
밀을 수확하는 날입니다.
밀 수확은 풀무전공부 문샘이 도와주셨습니다.
하지를 기념하도록 하지요! 초여름이지만, 그래도 모닥불이 좋습니다.
밀을 수확한 자리에 콩을 심고 있습니다.
밀베고나서 시기가 조금 늦기도 했지만, 비가 오면 또 늦어지기에 동네 이웃들의 일손을 많이 빌렸습니다. 고마운 이웃들이 가까이에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이 날은 해지고 난 뒤에까지, 핸드폰 불 비춰가며 콩을 심었습니다. 지나고 나니 좋은 추억입니다.
다음 날, 기다리던 비가 왔습니다. 얼씨구나 덩실덩실!
꽃밭이 점점 풍성해집니다.
경사진 밭이다보니 일부러 물길을 내지 않으면, 물길이 지 맘대로 생깁니다. 이 부분은 내년에 해결할 생각입니다.
비 개인 다음날, 농장을 한바퀴 둘러봅니다. 오른쪽부터 파고라, 부엌+데크+생태화장실, 그 뒤로 닭장, 옆으로 비닐하우스.
비닐 하우스에서부터 앞쪽으로 꽃밭, 부엌밭, 수업용 텃밭.
남쪽을 바라보고 농장 왼쪽으로 허브정원과 블루베리 줄. 이 사진들을 찍은 곳은 사무실 컨테이너 지붕이고, 컨테이너 뒤쪽엔 텐트로 만든 창고가 있습니다. 농장살림이 많이 늘었네요.
감자를 수확한 자리에 팥을 심었습니다.
수업용 텃밭들 사이에 빈자리엔 녹두를 심었구요.
사무실 앞에는 그늘을 만들기 위해, 줄을 띄우고 흑편두(제비콩)을 심었습니다.
스프용 호박(레드쿠리)를 작은 틀두둑에서 키우기위해, A자형 지주를 세우고 그물을 쳤습니다.
이젠 정말 빈틈이 없네요^^
한 여름 한 낮에는 너무 더워서, 이른 새벽에 나와 콩밭 김을 맵니다.
꽃밭도 풀이 무성해졌습니다. 별 수 있나요. 김을 매야지요.
빗물에 땅이 쓸리지 않도록, 풀이 적게 나도록 긴풀을 통로 바닥에 덮었습니다.
김매고 난 다음늘 아침. 풍성하고 아름답습니다.
여름엔 아침 김매기.
올 여름 무덥기도 했지만, 많이 가물었습니다. 날이 너무 많이 가물어서, 이렇게 힘들게 심어놓은 옥수수를 하나도 못 얻어먹었습니다.
흑편두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태풍이 올라오기전, 혹시나 농장 풍경이 달라질까하여 서둘러 농장 사진을 찍어놓았습니다.
한 여름을 지나면서 농장이 무성해졌습니다. 긴 가뭄을 버텨낸 식물들입니다. (낙엽멀칭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레드쿠리 호박이 열렸네요.
이전 팔괘리 농장 입구에서 반갑게 맞아주던 상사화. 새로 옮겨심은 자리에서 다시 꽃을 보여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렇게 덥고 또 무더웠던 여름이, 달 수 하나 바뀌었다고 이렇게 달라지나요? 9월로 넘어가자마자 가을이 왔네요.
가을학기를 시작하고 농장전체를 돌아가며 김을 매고 있습니다. 허브정원을 돌보는 중입니다.
봄에 심은 토마토를, 서리오기전까지 따먹을 생각으로 열심히 돌보는 중입니다. 과연 서리가 내리기전에 붉게 익은 토마토를 따 먹을 수 있을까요?
가을이 왔으니, 배추를 심어야겠지요? 충남적정기술연합회에서 선물로 주신 쟁쇠를 이용해서 김장배추밭을 만들고 있습니다.
배추밭 멀칭은 밀짚을 썷어서 덮었습니다.
풀무고등부 친구들이 동네마실중에 꿈뜰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그림도 그려주었습니다.
작년처럼, 올해도 농장에서 캠핑을 하려고 합니다. 흙놀이를 하려고 쌓아두었던 흙이 제구실을 못하고 풀만 자랐네요. 농장에 넓은 공터가 필요해서 흙을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이웃 밭에 고구마를 캐러 왔다가, 꿈뜰 농장에 건너와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 에너지가 넘칩니다. 농장이 놀이터가 되었네요. 좋아라!!
캠핑 두번째날, 햇빛이 너무 눈에 부시고 뜨거워서, 벼를 펴너는 망으로 그늘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괜찮네요.
부엌 데크 위 비가림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여름엔 비가 오면 바깥 활동이 어렵습니다. 하우스가 있지만 겨울이라면 모를까 여름에는 비가와도 들어가고 싶지 않을 때가 많으니까요. 비가림이 완성되면, 왠만한 비가와도 농장활동을 계속 할 수 있을거라 기대합니다.
꿈이자라는뜰 농장은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꿈이자라는뜰 농장에는 가까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매주 찾아와 함께 텃밭농사를 짓습니다. 지난 6월 29일, 중등 텃밭교실 이야기입니다. 관찰그림을 그려 보자고 하면, 언제나 자기가 좋아하는 상상 속 애니메이션 캐릭터만 그려내던 혁이가 오늘은 자기 텃밭 앞에 오래 앉아있습니다. 그것만 해도 놀랄 일인데, 자기 텃밭에 심어놓은 금잔화를 꼼꼼하게 그려낸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다른 친구들의 텃밭활동을 살피고 돌아와 보니 멋지게 색칠까지 해서 마무리 했더라구요. 강렬하면서도 사실적인 표현을 보고 정말이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담당 특수교사도 놀라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자폐성향의 발달장애를 가진 혁이의 이런 모습은 결코 작은 변화가 아니었으니까요.
텃밭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 작물과 어울려 핀 꽃들을 꼼꼼하게 관찰하고 그림으로 기록하는 일. 어찌 보면 별일 아닌 것 같지만, 꿈이자라는뜰은 이런 활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꿈뜰이 왜 관찰그림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꿈이자라는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올해 중학교 1학년이 된 혁이를 처음 만난 것은 혁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2010년, 꿈이자라는뜰 텃밭교실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한 해였습니다. 맨발로 흙을 밟으며 좋아하던 혁이의 앳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꿈이자라는뜰은 홍동초등학교, 홍동중학교, 풀무고등학교에 다니는 발달장애학생들이 농사를 직업으로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초중고 12년 동안 꾸준히 농사를 짓다보면, 느리고 오래 걸리는 우리 아이들도 여기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지요. 그래서 2009년 가을, 초중고등학교가 공동으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위한 직업교육과정>을 시작하였답니다.
이 과정을 처음 생각해 낸 초,중학교 특수교사 선생님 두 분은 이 과정이 최대한 오래 지속되고, 제대로 진행되려면 학교 울타리를 넘어 마을과 연결지어야 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초중고는 물론이고, 장애와 관련된 마을 사람들과 함께 넓은 준비모임을 꾸리셨지요. 준비모임도 같은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학교장이 바뀌어도, 특수교사가 바뀌어도, 예산과 정책이 바뀌어도 이 교육과정이 갑자기 사라지지 않으려면, 일을 맡을 사람이나 농장을 모두 학교 밖에서 그리고 마을 안에서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마침 풀무학교 생태농업전공과정(풀무전공부) 창업(졸업)을 앞둔 제가 인연이 닿았고, 함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풀무전공부에 입학할 즈음의 저의 개인적인 바람은 농사로 온전히 자립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10년쯤 지나 농장이 자리를 잡고 나면, 장애인, 노인, 이주민과 함께 농사를 짓는 기회를 만들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전공부 2년을 지내는 동안 혼자서는 도저히 농사로 자립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도움을 받으며 살자, 주어진 일을 받아들이자, 혼자서 다 만들어 놓고 누군가를 초대할게 아니라 처음부터 우리 농장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제 경우엔 그렇게 생각이 바뀐 덕분에 지금 여기에 안착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장애와 농사를 연결하는 일은 전혀 새로운 일이었습니다. 비슷한 선례를 찾아보았지만, 장애든 비장애든 텃밭과 교육을 접목한 시도를 당시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장애인과 함께 농사를 짓는 농장만 두어군데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농사를 잘 모르는 특수교사와 장애를 잘 모르는 농부들은 우선 각자의 영역에 대해 서로 알려주고, 책을 찾아 같이 읽는 공부모임을 만들었습니다. 달리 뾰족한 길이 없으니 일단 시작해서 몸으로 부딪혀 볼 수 밖에 없었고, 달마다 꾸준히 만나 수업과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낯선 일 년을 보냈습니다.
꿈이자라는뜰의 텃밭농사; 몸과 마음과 관계를 이롭게 하는 농적 자극
꿈이자라는뜰의 텃밭교실을 처음 시작할 무렵엔, 어떻게 하면 장애를 가진 학생들에게 농사기술을 가르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하지만 농사가 직업교육을 넘어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매우 유익한 과정, 즉 전인적인 교육과정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설령 나중에 농부가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함께 농사를 지었던 시간들이 또 다른 어떤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 필요한 다양한 삶의 기술을 익히는 데 더없이 훌륭한 자극을 채워주는 과정임을 알게 된 것이지요. 농사를 농업, 그러니까 직업과 산업으로서만 한정하는 것은 빙산의 일각만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꿈이자라는뜰의 텃밭농사는 전인교육으로서의 텃밭농사, 몸과 마음과 관계를 고루 이롭게 하는 텃밭농사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농사는 자연과 연결되어 생명을 돌보고 도구를 다루는 일입니다. 끊임없이 눈, 귀, 코, 입, 살갗 오감으로 느끼고, 머리로 생각해서 일해야 합니다. 손, 발, 몸을 때로는 힘있게, 때로는 정교하게 움직여서 일해야 합니다. 스스로 알아서 일 하거나, 지시를 따르거나, 여럿이 어울려 대화하며 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잘 해야 하는 일, 돈 버는 일로 생각하면 장애와 농사는 도무지 맞질 않습니다. 하지만 농사를 생산성이나 수익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배움의 과정으로 바꿔 생각하면 농사만큼 다양하고 풍성한 자극을 주는 일이 또 없었습니다.
사람의 몸, 오감과 근육은 자극에 반응합니다. 다양한 자극을 받으면 받을수록 감각과 근육의 기능은 조금씩 성장합니다. 반대로 꾸준히 이어지던 자극이 엷어지면 몸의 기능은 퇴화하기 시작합니다. 팔이 다쳤을 때, 깁스를 해서 오래 고정해 놓으면 있던 근육도 점점 사라집니다. 보청기를 끼면 귀는 ‘아직 들린다’는 자극을 받고 퇴화를 늦춘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자극이 만병통치약처럼 성장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무딘 몸일수록 다양한 농적 자극을 만나게 하고, 그중에서도 반응하는 자극을 찾아내는 노력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도 역시 자극에 반응합니다. 텃밭이 주는 자극, 농장의 분위기, 친구들의 눈빛과 선생님과의 대화에 마음은 반응합니다. “농업에 대한 애착은 입맛에서부터 시작해야지요. 의무감이나 머리가 아니라. 봄나물, 여름오디, 가을 메뚜기는 저절로 나는데다가 맛도 있고, 영양도 좋고 참 좋습니다.” 홍순명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마음 밭을 일구는 일이 텃밭을 일구는 일처럼 눈에 훤히 보이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아 어렵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텃밭이 줄 수 있는 자연스럽고 생생한 자극들, 편안하고 아름다운 농장의 분위기, 따뜻한 눈빛과 마음에 귀 기울이는 대화와 같은 좋은 자극들을 많이 주고받는 일, 그리고 그 자극이 내면으로 이어지도록 애쓰는 노력은 분명 정서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해를 지나오니, 아이들은 어느 덧 농장과 농사일에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오래되고 편안한 관계와 익숙해진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열린 말문은 닫힐 줄을 모릅니다. 캐모마일 꽃을 수확하면서, 텃밭에 둘러앉아 김을 매면서, 한련화를 옮겨 심으면서 손은 손대로 일하느라, 입은 입대로 수다를 떠느라 바쁩니다. 평범한 일상의 말들이지만, 상담실 책상 앞에서 오고가는 말보다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긴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씩 익숙해졌고 그게 가장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농사 기술과 지식을 익히는 일이 필요하긴 하지만, 서로가 연결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농사’만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촘촘하게 이어줄 수 있는 것이 또 없는 것 같습니다.
장애와 농사의 연결을 고민하면서 우리는 교육과 치유, 자립의 가능성과 마을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텃밭농사엔 몸과 마음과 관계를 자극하고 확장시키는 놀라운 힘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4~5년이 지났을 무렵, 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들은 많이 느리고 오래 걸린다는 점, 그에 비해 주어진 시간은 초중고 12년으로 정해져 있다는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함께 농사를 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상의 무엇이 필요했습니다.
꿈이자라는뜰의 기록농사; 기록을 일구어 마음 밭의 땅심을 키우는 일
배움의 과정에서 다양하고 생생한 농적 자극을 받는 것이 분명 좋은 일이긴 하지만, 그 자극들이 내면으로 이어지게 만들고, 온전히 쌓이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농사를 짓되, 단순하게 기술을 익히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배우는 법을 익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찾은 길이 바로 기록농사입니다. 텃밭 일을 마치면, 그늘 아래 앉아 함께 텃밭일지를 적습니다. 오늘 어떤 일을 했는지 일의 순서와 내용을 적고, 느낌을 살피고, 텃밭을 관찰해서 그림을 그립니다. 혁이의 금잔화 그림은 바로 이 과정에서 나온 열매였습니다.
초중고 12년 동안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고 익혀야 할까요? 다양한 지식을 외워 머리 속에 쌓아두어야 할까요? 아니면 작은 지식이라도 스스로 만들어 내는 법을 익혀야 할까요? 답이 후자라는 것은 너무나도 뻔한데, 아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너무 잘 만들어진 교과과정 덕분에, 오히려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질 틈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책상이 아니라 텃밭에서라면,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인식의 확장을 위해 무언가 새로운 틈을 만들어 내기가 훨씬 더 수월하지 않을까요?
무언가 또는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고 > 관심
자세히 그리고 오랫동안 들여다보기 > 관찰
서로가 이어진 관계를 살펴보고 > 관계
그 관계를 바탕으로 변화를 만들기 > 관여
기록농사의 핵심인 <관심/관찰/관계/관여>는 다름 아닌 배움의 과정입니다. 삶을 이어가려면 누구나 이 배움의 과정을 지속해야합니다. 실은 각각의 과정을 일일이 의식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배움이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니까요. 그런데 굳이 이 과정을 쪼개서 살핀 이유는 바로 꿈이자라는뜰에서 함께 농사짓는 아이들 때문이었습니다. 저마다 어려움에 부딪히는 단계들을 자세하게 짚어보고, 장애를 넘어 배움의 선순환이 시작되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작은 텃밭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는 수많은 다양성과 변화의 모습이 들어있습니다. 자기 텃밭에 심어놓은 토마토를 자세히 들여다보자고 이야기합니다. 지난주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작물이 시들었다면 흙이 말라있는지 만져 보게 하고, 작물과 물기는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나면 언제 어떻게 물을 주는 것이 적절한 것이지 관여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콩알만했던 수박은 또 얼마나 자랐을까요? 수박의 크기를 자신이 아는 물체의 크기에 빗대어 적어보자고 합니다. 오백원짜리 동전만하다거나, 자기 주먹만 하다거나, 결국엔 친구 얼굴보다 더 커졌다고 자신의 말로 이야기하겠지요? 글자로 개념을 한정 짓기 이전에 텃밭을 통해 본연의 다양한 맛, 모양, 향, 색, 질감들을 자신만의 감각으로 생생하게 느껴보고, 그 느낌을 몸에 새겨 둔다면 호기심, 다시 말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앞으론 훨씬 더 수월해 질 것이 분명합니다.
한 눈에 들어오는 작은 텃밭, 스스로 돌볼만한 작은 텃밭에서 <관심/관찰/관계/관여>의 과정을 익히는 것은 인식의 확장을 위해 매우 유리한 시작입니다. 작은 텃밭에서 점차 자연과 생태계로, 나와 친구에서 시작해 학교와 마을 그리고 사회로 인식의 대상이 스스로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조금씩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이 아무래도 바람직하겠지요. 인식의 대상과 깊이, 내용이 확장된다는 것은 바로 지적인 성장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힘’과 삶의 기술을 스스로 터득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혁이가 금잔화를 꼼꼼하게 그려내는 모습에서 보여준 변화는 이런 의미에서 결코 작은 변화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런 변화와 성장의 모습이 바로 꿈이자라는뜰이 기록농사를 통해 맺고 싶은 첫 번째 열매입니다.
기록농사를 통해 맺고 싶은 두 번째 열매는 좋은 추억에 대한 기록들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지날 때,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면 아무래도 그 시간을 버티기가 쉬워집니다. 텃밭에서 일궈낸 작은 성공의 경험들, 예를 들면 텃밭에서 잘 키워서 집에 가져간 상추 때문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고기를 굽고 상추쌈을 싸먹었던 경험, 덕분에 정말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는 아빠의 칭찬, 이런 경험과 말들에는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게 도와주는 힘’이 들어 있습니다. 자이언티의 노래중에 '꺼내 먹어요'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런 가사가 나오지요. "쉬고 싶죠 시끄럽죠 다 성가시죠? 집에 가고 싶죠? ... 그럴 땐 이 노래를 초콜릿처럼 꺼내 먹어요 ... 배고플 땐 이 노래를 아침 사과처럼 꺼내 먹어요“ 모든 체험이 다 좋은 추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체험은 기록을 통해, 자꾸 꺼내보고 돌이켜보는 되새김질을 통해, 이야기 하고 들려지는 것을 통해 경험으로 탈바꿈 됩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고 하지요? 농부의 말로 바꿔본다면 저는 ‘기록은 기억을 재배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들과 텃밭농사를 지으며 오감을 일깨우고 인식을 확장하는 기회, 친구와 함께 다양하고 풍성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을 기록으로 변환하고, 저장하고, 꺼내먹는 법을 서로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농사를 짓는 일도, 직업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힘들고 어려울 때 버틸 수 있는 힘을 평소에 키워 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느리겠지만 스스로 남긴 기록들이 의미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 방법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내는 것이 앞으로 풀어야 할 큰 숙제입니다.
꿈이자라는뜰의 사람농사;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돌보는 농부
농사를 통해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었고,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싶었습니다. 텃밭농사를 함께 지으며, 몸과 마음과 관계를 이롭게 하는 농적 자극을 맛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기록농사를 함께 지으며 마음밭을 일구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과 견디는 힘을 키워주고 싶었습니다. 농부이자 마을교사로 지낸 지 어느덧 내년이면 10년째가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농사엔 충분히 그럴만한 의미와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텃밭농사와 기록농사를 통해 살아가는 힘을 일구어내는 숙제는, 실은 장애인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제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남는 일이 여전히 어렵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농부의 고된 삶을 버텨내는 힘을 다름 아닌 농사를 통해 자급할 수 있다면, 기록농사를 통해 발견하고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끔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오만하지 않으려고, 거짓말하지 않으려고 물어봅니다. 나의 농사는 나의 몸과 마음과 관계를 풍요롭게 만들어주는가? 앞으로 나아가는 힘과 견디는 힘을 스스로 공급하고 있는가? 농사의 의미와 가능성이 아무리 좋다한들, 자신의 삶으로 증명해내지 못하면 그게 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습니다.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돌보는 농부로서, 아이들보다 한발짝 앞서가는 어른으로서 이 질문을 평생 품고 갈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기록은 우리의 힘. 여러분의 텃밭농사와 기록농사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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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는 털보 또는 보루라고 불리우고요, 충남 홍성 풀무학교 생태농업전공부에서 농사와 마을살이를 배우다가 그대로 눌러 앉았습니다. 논농사, 밭농사, 자식농사, 기록농사를 조금씩 섞어짓고 살고 있습니다. www.greencarefarm.org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엮고, 소나무 출판사에서 2016년에 펴낸 책, 『귀농 길잡이 두 번째』에 실은 꿈이자라는뜰 이야기를 옮겨왔습니다. 책에는 ‘발달장애아이들의 꿈이자라는뜰’이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